2024년 구매한 메테오레이크 기반 노트북이 세 차례의 액정 불량으로 속을 썩여서 환불 받고 난 후, 노트북을 다시 알아보던 중에, 루나레이크에 대한 호평이 들려왔다. 그래서 이왕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마음에 루나레이크 노트북의 출시를 기다려왔다. 사실 외산 노트북들이 먼저 나오기는 했지만, 16인치 크기에 가벼운 무게, AS라는 선택 기준을 놓고 보니 국내산 노트북만이 구매 대상이 되었다.
올 1월 삼성 갤럭시북5 프로가 출시되었다는 소식에 구매할 곳을 찾던 중에, 런칭 및 아카데미 행사, 각종 할인 혜택으로 계산해보니 외산 노트북과 가격 차이가 거의 안 나다보니 망설이지 않고 구매를 결정하게 되었다.
주로 프로그램 개발, 문서 작업 및 사무용, 개인 공부용으로 16기가도 충분하겠지만, 이왕 사는거 다다익램이라 생각해서 32기가 모델을 선택하였다. 갤럭시북5 프로는 360과 다르게 추가 SSD 슬롯도 제공해서 확장성도 좋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구매했던 노트북 포장 상태와 비교하면 너무 훌륭하다. 박스 안에 에어캡이 본품 상자를 감싸고 있었다. 업체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구성품은 정말 단촐하다. 노트북 본체, 어댑터, 케이블이 전부이다.
전작 갤럭시북4프로와 비교했을 때 좀 더 연한 그레이 색상이었는데, 매장에서 북5프로와 같이 놓고 보니 이번 것이 오히려 더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어댑터 역시 휴대가 편한 무게에 디자인도 신경쓴 부분이 좋았다.
알루미늄 기반의 메탈 느낌 재질의 외관과 슬림한 두께는 단단하면서도 날렵한 느낌을 주었다. 또한, 터치패드가 엄청나게 크다. 숫자 패드로 인해 정 중앙이 아니라 왼쪽으로 약간 치우쳐 있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숫자 패드가 없는 다른 16인치 노트북은 키보드와 가장 자리 간격이 워낙 넓어서 못나 보이는 것보다는 더 나아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글레어 패널을 정말 싫어한다. 작업 화면에 빛 반사 및 뒷 배경까지 비치는 화면을 보면서 작업을 하다 보면 눈도 아프고 스트레스도 은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다이나믹 아몰레드 2X 디스플레이라는 패널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빛 반사 방지 코팅이 되어 있다고 한다. 확실히 빛 반사가 거의 없기는 하지만, 완전한 안티 글레어 패널에 비하면 비치는 정도가 살짝 있기는 하다.
디스플레이가 터치 스크린이 된다는 것도 신기하다. 사실, 터치 스크린을 많이 사용할 것 같지는 않지만, AI 셀렉트에서 사용해보면 장점이 나타난다. AI 셀렉트가 활성화 된 상태에서 마우스로 영역을 지정하는 것보다는 터치를 통해 선택하는 것이 훨씬 더 섬세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에 사용했던 메테오레이크 기반 제품은 작업 관리자를 열었을 때, 논리 CPU 개수가 22개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루나레이크는 8개로 표기되었다. 이것 때문에 성능이 너무 느린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한 세대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아 획기적인 성능 향상을 체감할 수는 없었지만,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전 세대에 비해 확실히 열은 덜 나고, 쿨러도 제대로 동작하는게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거의 들리지 않았다.
좋은 점만 줄줄이 썼지만, 며칠 쓰고 나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을 적어보고자 한다.
슬림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무게가 상당하다. 물론 알루미늄 바디에 이 정도 크기의 제품이 1.55kg라는 것은 대단하기는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200 ~ 300g 더 가볍게 나왔다면 더 대박을 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포트 개수가 아쉬웠다. 이 기종은 USB C 타입 포트 두 개, A 타입 포트 한 개, 총 세 개를 제공하고 있다. 이 정도도 나쁘지는 않지만, 사용하고 있는 주변기기가 모두 USB A 타입이다 보니 부족하게 느껴졌다.
또 다른 하나는, 이 제품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윈도우 OEM이 탑재된 제품이라서 별도 USB를 통한 클린 설치 시, 탑재된 윈도우 버전으로 밖에 설치되지 않는다. HOME 버전이 탑재되어 있어서, 아예 처음부터 HOME, PRO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시, HOME 버전보다는 PRO를 사용하는 것이 좀 더 유리한 부분이 있는데, 이런 선택지가 가로 막혀있다. 물론 HOME 설치 후, 윈도우 안에서 PRO로 버전 업그레이드를 시도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아쉽게 느껴진다. 아마 다음에 다른 노트북을 구매하게 된다면 FreeDOS 제품을 선택하게 될 것 같다.
삼성 노트북 정말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예전 사용 경험도 만족스러웠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더 만족스럽다. 일단 화면이 크니까 작업하면서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았고, 16인치이지만 15인치 바디라서 공간도 덜 차지해서 좋았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구매였다고 생각하며, 고장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